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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 봄날 ,주꾸미회시(詩)/송수권 2014. 2. 16. 18:43
앵두꽃이 피었다 일러라 살구꽃이 피었다 일러라
또 복사꽃도 피었다 일러라
할머니 마루 끝에 나앉아 무연히 앞산을 보신다
등이 간지러운지 자꾸만 등을 긁으신다
올해는 철이 일들었나 보다라고 말하는 사이
그 앞산에도 진달래꽃 분홍 불이 붙었다
앞대 개포가에선 또 나즉한 뱃고동이 운다
집집마다 부뚜막엔선 왱병이 울고 야야, 주꾸미
배가 들었구나, 할머니 쩝쩝 입맛을 다신다
빙초산 맛이 입에 들척지근하고 새콤한 것이
달기가 햇뻐꾸기 소리 같다
아버지 주꾸미 한 뭇을 사오셨다 어머니 고추장
된장을 버무려 또 부뚜막의 왱병을 기울이신다
주꾸미 대가리 씹을 때마다 톡톡 알이 터지면서
아삭아삭 씹히는 맛, 아버지 하신 말씀
니 할매는 이 맛을 두고 어찌 갔을거나
환장한 환장한 봄날이었다
집집마다 부뚜막에선 왱병이 오도방정을 떨고
앞대 개포가에선
또 나즉한 뱃고동이 울었다왱병 : 가전 비법으로 전해 오는 식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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