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쌀 씻는 물에
구름을 담아 쓱쓱 씻어낸다
희디희게 일어서는
뭉게구름
보리쌀 뜨물이 은하수를 만든다
질박하게 놓이는
댓돌 딛고 앉아
재진 보리밥 찬물에 말아
한 숟갈 입에 넣으니
청보리
엄동을 뚫고 살아오는 듯
오소소 퍼지는 겨울 냄새
댄 여름
무딘 뱃속에 시원한
궁전을 짓는구나
(그림 : 박준은 화백)
'시(詩) > 박종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종영 - 여름, 개망초 (0) 2014.02.04 박종영 - 쪽빛 7월 (0) 2014.02.04 박종영 - 풀 향기 (0) 2014.02.04 박종영 - 봄이 오는 소리 (0) 2014.02.04 박종영 - 외줄 타는 변산바람꽃 (0) 2014.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