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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택 - 희망이라 싶은시(詩)/윤성택 2014. 1. 17. 18:16
베란다 버려진 화분에서
가늘게 뻗어 오르는 잡풀들이 싱그럽다
누군가 씨를 뿌린 것도 아닌데
햇살에 기대어 제 목숨으로 살아내는 것을 보면
문득 나는 사람이 그리워진다
놓여진 술병에라도 둘러앉아
스스럼없이 생각들을 펼치고
서로서로 나누고 마시며
우습거나 슬프거나 이미 떠나간 일이거나
엄지와 검지로 들어올리는
술잔의 그 더워진 마음을 보고 싶다
병뚜껑을 돌려 따면서 차가운 술이 어떻게
뜨거움으로 마음 덥혀 오는지
바람이 부는 길로
풀씨들이 날아온 길로
점점이 피어나는 생각들
무심코 화분을 들여다보았을 때도
내 마음 다그치며 보여준게로구나
바람 속에서 마음 풀씨하나 품고
살아갈 긴긴 세상을 위하여
(그림 : 이수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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