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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양희 - 물에게 길을 묻다 2 참는다는 것시(詩)/천양희 2014. 1. 3. 22:40
세상의 행동중에 참는게 제일이라 누가 말했었지요
그래서 나는 무슨일이든 참기로 했지요
날마다 참으면서 일만 하고 살았지요
참고 사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요
살 길은 갈수록 구불텅거리고
살림은 출렁대며 흔들렸지요
누가 고해(苦海)속에 뛰어들기라도 하면
파문은 나에게까지 번졌지요
그때 나는 절벽에 매달려 사는 가마우지 새들을 생각했지요
둥지없는 무소새를 떠올리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문득 길가의 무명초들을 힐끗 보았지요
발밑에 밟히고 바람에 떨고 있었지요
누구의 생도 일 같지는 않았지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참으면서 사는 일이었지요
그때서야 힘든것이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겨우 알았지요
힘들게 산다는 것은 힘쓰고 산다는 것과 달랐지요
참고 살수록 삶은 더 굽이쳤지요
오늘도 나는 인파속에서 자맥질하지요
힘껏 살고 싶어 힘내고 싶어(그림 : 이종화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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