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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무성한 밭뙈기 오목한 곳에
싸리꽃이 피어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수의처럼 하얀 꽃무더기에 햇살이 잠잠히 흩어진다
견딜 만한 아픔을 내린다는 하늘은 무심히 푸르고
찍어먹고 싶은 봄햇살 친친 휘감으며
눈을 뜨는 싸리꽃더는 손꼽아 기다릴 사연도 없다는 듯이
밭두렁 쪽으로 쓸쓸히 바람타는 꽃
치성드리는 할머니 뒷모습 같은 꽃을오목 가슴 쓸어내리며 바라본다
(그림 : 백중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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