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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날개 같은 부드러운 오수에 빠진 봄날 오후
창문 아래 사월의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누군가 사랑의 전화 버턴을 꼭꼭 누루고 있다뜨거운 목소리 잊혀진 첫사랑의 귓불을 간지럽히고
화사한 성문이 잠든 몸을 깨워 열꽃의 뜸을 놓는다누구일까. 저렇게 더운 사랑을 온몸으로 고백하는 사람은
내려다 보니 없다 아무도 없는 봄날 오후를 배경으로담장안의 목련만이 저홀로 터지고 있다
(그림 : 한영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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