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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 - 어머니의 수틀시(詩)/정일근 2013. 12. 19. 22:49
달빛을 길어 오고 강물 또한 놓아 보낸
어머니의 수틀 속에 한 세상이 넉넉하다
조용히 귀 기울이면 바람소리 물소리
남루며 시름들을 한 땀 한 땀 다스리며
전 생애 경영하는 쪽빛 비단 열두 폭에
잔잔한 손길로 새긴 순명의 세상살이
수틀 속 길을 따라 맨발로 걷는 새벽
견고한 욕망의 껍질 겸허히 풀어지고
무욕의 손길에 젖어 마음 모두 비워지고
(그림 : 박연옥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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