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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시원스레 옷을 벗었다
첨벙첨벙 수로 속에 들어간다
희뿌연 젖가슴을 드러낸 채 멱을 감는다
가없는 옥수수밭에 바람이 인다
수로에서 나왔지만 옷이 없다
내놓을 수 없는 곳만 손으로 가리고
초가집을 찾아 들어가 숨는다
달이 초가집 속에 갇혔다
초가집이 환하게 밝다(그림 : 조선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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