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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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 내 소망 하나시(詩)/유안진 2013. 12. 17. 22:32
생각날 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날 때 투정 부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잔 할 수 있고 가슴 한아름 아득한 미소도 받고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번 덜 봐도 머리 한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 져서 이쁘게 함박 웃음을 웃을 수 있고 서로 겉모습 보다는 둥그런 마음이 매력이 있다면서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은행 가다가 총총히 바쁜 걸음에 가볍게 어깨를 부딪혀서 아! 하고 기분 좋게 반갑게 설레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내 열 마디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주고 주제넘은 내 간섭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우쳐 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가끔씩은 저녁 값이 모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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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 봄시(詩)/유안진 2013. 12. 8. 16:57
저 쉬임없이 구르는 윤회의 수레바퀴 잠시 멈춘 자리 이승에서, 하 그리도 많은 어여쁨에 흘리어 스스로 발길 내려 놓은 여자, 그 무슨 간절한 염원 하나 있어 내 이제 사람으로 태어 났음이랴 머언 산 바윗등에 어리운 보랏빛, 돌각담을 기어오르는 봄 햇살 춘설을 쓰고 선 마른 갈대대궁 그 깃에 부는 살 떨리는 휘파람 얼음 낀 무논에 알을 까는 개구리 실뱀의 하품소리, 홀로 찾아든 남녘 제비 한 마리 선머슴의 지게 우에 꽂혀 앉은 진달래꽃... 처음 나는 이 많은 신비에 넋을 잃었으나 그럼에도 자리잡지 못하는 내 그리움의 방황 아지랭이야, 어쩔 셈이냐 나는 아직 춥고 을씨년스런 움집에서 따순 손길이 기다려지니 속눈썹을 적시는 가랑비 주렴 너머 딱 한번 눈 맞춘 볼이 붉은 소년 내 너랑 첫눈 맞아, 숨바꼭질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