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박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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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영 - 외줄 타는 변산바람꽃시(詩)/박종영 2014. 2. 4. 16:38
더딘 봄 아침을 연다 여린 가슴 추수려 텃밭에 한 그루 매화가 활짝 피었다 꼭, 누구네 해 맑은 웃음 닮아 혼자 웃고 있는 걸 보니 애처로운 향기다 살며시 그것의 곁으로 서서 색조가 탐이 나는 것은 아직 남은 열정이 있어 탐닉을 반추하려는 욕심일까? 오로지 하얀 웃음을 보기 위해 겨울은 언 강을 건너며 너의 가슴에 따뜻한 시련을 수놓았으리 들꽃이 기지개 켜는 시간은 게으른 농부에게 힘을 실어주는 향기의 구휼이라 굿판이 열리는 봄의 길목에서 외줄 타는 변산바람꽃 오늘, 네 환한 웃음이 슬프게 들리는 것은 늦장 부린 봄 아득한 향기 탓이려니 (그림 : 한순애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