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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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호 - 국화가 피는 것은시(詩)/길상호 2014. 1. 7. 19:17
바람 차가운 날 국화가 피는 것은 한 잎 한 잎 꽃잎을 펼 때마다 품고 있던 향기 날 실로 뽑아 바람의 가닥에 엮어 보내는 것은 생의 희망을 접고 떠도는 벌들 불러 모으기 위함이다 그 여린 날갯짓에 한 모금의 달콤한 기억을 남겨 주려는 이유에서이다 그리하여 마당 한편에 햇빛처럼 밝은 꽃들이 피어 지금은 윙윙거리는 저 소리들로 다시 살아 오르는 오후 저마다 누런 잎을 접으면서도 억척스럽게 국화가 피는 것은 아직 접어서는 안 될 작은 날개들이 저마다의 가슴에 움트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 김창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