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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말 - 오래된 골목시(詩)/시(詩) 2023. 8. 13. 20:29
사람들의 갈피에 든 비밀을 엿볼 때가 있다
누구라도 오래된 골목길 하나쯤
두고 온 마음 하나쯤은 있는 법이다
비가 내리거나 눈이 소리 없이 쌓이는 날
빗방울에 젖혀지던 호박꽃과
기와 담장 위에 두고 온 눈사람
두고 온 손바닥의 온기 같은 것
나의 골목은 여전한가 가끔은 궁금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골목길에서
오래된 스스로의 골목을 만나기도 한다
그렇게 깊숙한 골목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그림 : 김상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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