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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옥 - 유월 유채꽃시(詩)/시(詩) 2023. 6. 23. 16:34
유월 엎지러진 유채꿀을 핥으며
나는 유채꽃이 되었다
꽃은 바람이 새찰 때
내게 누운 꽃 쓰러진 꽃 무더기 꽃으로 있다가
바림이 없을 때 꽃으로 남는다
나는 유채꽃이면서 늘 유채꽃을 바라보는 게 좋았다
사람은 꽃만 열심히 보고
꽃과 꿀을 말한다
어제의 꽃은 오늘의 꽃이 아니듯
멀리서 보는 꽃은 한결같아
몇 송이 꺾으려 허리 굽히면
꽃들은 무수히 흔들리고
제각기 흔들며
나는 그런 유채꽃이며 비 멈추고 있는 물
멈추고 있는 물 아니면 스치는 모든 꽃
그 어느 것과 나는 호흡이 같아
그들과 나는 한 부분
(그림 : 강정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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