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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득 - 신발 고르기시(詩)/시(詩) 2023. 5. 12. 17:09
내가 신발을 고르려 할 때
신발이 내 발을 먼저 골랐다.
내 아내도 그렇게 골라져서
나도 아내에게 골라져
우리는 짝으로 서로 만났다.
부엌의 쪽박과도 서로 골라져서
벽걸이 복조리와도 서로 골라져서
오두막 두어 간에 같이 산다.
문간 안에 댓돌을 두고
아내와 내가 신을 벗어
간추려 두면
-요것이 내 짝이구나.
신발이 발을 잡고 말을 하잔다.
(그림 : 김대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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