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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 묵묵부답시(詩)/김상미 2023. 5. 10. 20:08
홀연히 돌아서는 사람이 되고 싶겠지
싹둑 잘린 나무처럼
모든 걸 반토막 내고 싶겠지
그러나 냄새 풍기는 골목 어귀에서
최선을 다해 마시는
몇 잔의 술
그뿐이겠지
말짱하면 말짱한 대로
취하면 취한 대로
너도 적
나도 적
우리 모두 적이 되어
제대로 정복 한번 못해본
성문이나
죽어라 두드리겠지
그 한계
그 절망
그 억지
이제는 풀어줄 때 되지 않았니?
새벽은 아직도 말이 없고
일상은 저리도 도도한데!
(그림 : 김성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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