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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배 - 고래는 바다에서 죽는다시(詩)/시(詩) 2022. 12. 23. 11:26
늙거나 상처가 심해 떠오를 힘조차 없으면
고래는 숨 쉬지 못해
바다에서 죽는다
허파가 터지기 직전의
긴 들숨으로 고래 살아가듯
사랑은 서로의 호흡 가슴으로 마시는 것
고래가 숨 쉬지 못해 바다에서 죽듯
당신 가슴에 사는 내 사랑도 그 가슴에서 죽는다
삶은 들숨 날숨 고르게 쉬는 것
사랑은 마음에 피우는 한 송이 꽃
바다를 사랑한 고래는
바다 깊이 빠져 나오지 못한다
당신 가슴으로 간 내 사랑은
마음 얕고 가벼워
뿌리 내리기 힘들다
고래가 죽은 이유와
사랑이 죽은 이유를
바다와 당신은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이다
(그림 : 김규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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