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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리 - 드르니항시(詩)/시(詩) 2022. 11. 1. 06:16
오래 그리웠던 마음이 쌓이면
멀리 두고 와
흐릿하게 놓아버린 해안에 가닿는다
바다 한가운데
아흔아홉 파도를 몰아와
괭이갈매기 붉은발농게들이
옛사람 얼굴을 하고
어느 날 우리가 서쪽으로 기우는 감정에 이끌려
서로의 저물녘을 어루만지기도 했을
먼 생으로부터 그립다는 말이
도착하고 있는 여기
여럿이 함께 걷고 있어도
먼저 가 있는 사람이
나 같아서
서천에 이르러
한 호흡 숨을 버릴 때마다
온 생이 되살아나고 있는 갯벌
모래 산 너머 백사장은
어딘가로 천리만리
아득히 나를 다시 데려가고
드르니항 : 충청남도 태안군 남면 신온리
일제강점기에 신온항으로 불렸고, 2003년부터 '들른다'라는 우리말을 활용해 드르니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항구는 작은 규모지만 연중 낚시객들로 붐빈다. 대상 어종은 주꾸미를 비롯해 노래미, 우럭 등이다.
항에서는 꽃게 다리를 조망할 수 있다. 주변에는 마검포해수욕장과 청포대해수욕장이 있다.
(그림 : 김주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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