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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만나면
그렇게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다음에 만나 밥 한 번 먹자고
그렇게 먹을 밥이 첩첩 몇 첩인지
이번 생에서 다 먹기나 하려나
그전 생에서 했던 약속은 어떻게 되었을까
물레방앗간에서 했던 약속이
물 따라 흘러갔으면
밀보리밭 약속은
바람 따라 흘러갔다는
우물 안 두레박 던져 놓고
약속 하나 띄워줄 이 나타나지 않아
우물보다 깊은 약속은 메아리로만 살았다는
마주 보며 오던 이와 손을 스친다
메아리는 스침의 전생
(그림 : 도금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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