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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친 가족들 밥상머리 둘러앉습니다
숟가락 네 개와 젓가락 네 벌
짝을 맞추듯 앉아 있는 이 가족
조촐합니다
밥상 위엔 밥그릇에 짝을 맞춘 국그릇과
오물주물 잘 무쳐낸 가지나물
신맛 나는 배추김치
나란히 한 벌로 누워 있는 새끼 조기 두 마리뿐입니다
변변한 찬거리 없어도
이 밥상,
숟가락과 젓가락이 바쁩니다
숟가락 제때 들 수 없는 바깥세상
시간을 쪼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 자리에 둘러앉게 한 것은
모두 저 밥상의 힘이었을까요
어린 날 추억처럼 떠올려지는
옹기종기 저 모습,
참으로 입맛 도는 가족입니다
(그림 : 변응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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