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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산 - 이별의 알고리즘시(詩)/시(詩) 2022. 8. 25. 19:39
다시 온 여름과
다시 떠날 여름 사이
매미가 있다
최선을 다했어요 고백하는
울음이 있다
장미꽃이 가시줄기 위에서 발그레 웃을 때
손가락을 모으는 장미
잠 속으로 이동하는 한 줌의 웃음
한 줌의 붉음
만개의 뒤편엔
헛간을 채우는 그 여름의 민낯들
이별은
초라해진 최선 같아
중얼거리는 허물 같아
울지 않아도 뜨거운 여름
슬프지 않아도 아름다운 울음
이별 후기로 남겨지는
매미라는 이명(耳鳴)
(그림 : 안호범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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