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누구와 살고있는 거지
아침이면 내 품을 비집고 들어와
이리저리 험한 곳 쏘다니며
날선 모서리에 차이고
뽀족한 돌멩이에 부딪히면서도
그는 내게 도무지 관심이 없다
섭섭한 마음 남기고 떠나면서도
이별이라는 말 하지않는다
아침마다 보송한 마음 전해주려는
치밀한 나의 경호는
밤새 충전된 전력량을 유지하도록
부르튼 발 방전되지 않도록
땀냄새 풀풀나는 그가
어둠속 출구를 불쑥 빠져나갈 때까지
나의 임무는 밀착 엄호
그가 내몸에 남긴 상처는
보푸라기로 일어서는 희망이다
(그림 : 이유치 작가)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권곤 - 파도의 조각품 (0) 2022.06.24 박옥수 - 1인분의 식사 (0) 2022.06.24 최영랑 - 숨비 소리 (0) 2022.06.22 이서화 - 사람이 숨은 사람 (0) 2022.06.22 민왕기 - 공중에 떠돌던 말 (0) 2022.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