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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봐도 아셨을 거에요
왜 여기에 이렇게 서 있는지
목 쭈욱 빼고
몸은 장대처럼 길게 늘이고
얼굴은 늘 한 곳만 바라보고 있지요
언제나 오실까요
오기는 오실까요
지나가는 바람이 말합니다
오래 걸릴 수도 있겠지만 오기는 올 거에요
날아가던 새들이 속삭입니다
멀리서 그가 오는 걸 봤어요
꼬챙이처럼 말라가는 나를 딱하게 여긴 동네 사람들이
나를 동네 어귀에 데려다 놓습니다
높이 솟아 더 잘 기다리라고
오실 그대 제일 먼저 마중하라고
(그림 : 장천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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