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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민 - 민들레 소곡(小曲)시(詩)/시(詩) 2022. 2. 20. 15:46
바람 불면 끝내 날아가려나
산길엔 솔솔 송홧가루 풀리는데
앞산의 비둘기 뒷산의 뻐꾸기
울어, 떼로 울어
채 익지 않은 연둣빛 내 봄을 어쩌라고
넋을 잃어 색동옷 같은 꿈
저리도 속절없이 바람에 흩날리는데
천리길 벌판으로 나선
내 오랜 벗님들의 노랫가락 아득한 길섶
아, 이젠 차라리 누가 와서 내 등 좀 떠밀어다오
타오르는 봄빛, 오직 그것만
길 잃은 저 아이에게 전해주고 오라는
먼, 먼 세월 속의 그 한 마디
다시 밟으며, 돌아가는
민들레 손 흔드는 봄 길 한나절
(그림 : 김지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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