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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학 - 자목련 아래에서시(詩)/시(詩) 2022. 2. 20. 15:36
비단결 같은 봄바람이 부는 날
직녀는 베틀에 앉아 있었을까.
그리움과 외로움의 씨줄, 날줄로
어떤 무늬를 새기고 있었을까.
자목련이 피었다.
가지가지마다 보랏빛 연등이 봄을 밝힌다.
겨우내 그 어디에
설움과 갈망이 층층이 쌓인 색감들을
숨겨왔던 것일까.
곱디고운 손가락 끝에 맺힌 핏방울
직녀의 마음은 손끝처럼 늘 아팠을 것인가.
꽃그늘 아래에서
불타오르는 비단 같은 자목련을 보면
늘 가슴이 아프다.
(그림 : 한영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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