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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감나무
노을빛처럼 익어가는 감이
떨어져 땅에 구르면
살며시 주워 그 집 담에 얹어두곤 했지
가을이 한창 깊어가던 날
우리 집 툇마루에는
아랫집에서 두고 간
감 한 상자 놓여있었지
빛 고운 감을 바라보며
나의 한 생도
저리 잘 익어야지, 하며
행복했지
(그림 : 이상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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