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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환 - 오래된 습관시(詩)/시(詩) 2022. 2. 9. 17:48
기약 없는 것에 뭔가를 채우려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가진 것 하나 없는 놈이
종이배 하나 띄워놓고 달마다 붓는 청약적금이 그랬고
희망이 없단 이유로 매주 로또를 산다는 옛 친구의 소박한 확률 너머
취업 문턱이 높을수록
쌓여가는 청춘의 무수한 밤이 그렇고
헤어지고 나서
그녀와 걷는 공원에 앉아 달빛만 안고 돌아오는 길에도
숱한 만남이었지만
사랑은 없는 것 같다는 김 대리의 말이
삼백예순날
봄이 올 것만 같다가도
마음만은 꽃이 될 수 없어
자주 길을 헤매었다
(그림 : 이종화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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