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병춘 - 화간(花間)시(詩)/시(詩) 2022. 2. 6. 15:51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인간이라 한다면
꽃과 꽃 사이는
화간이라 해도 안 되겠나
벌나비 남실거리는
이 꽃 저 꽃 사이
바람 구름 안개가 지나가고
가끔가다 천둥 번개도 번쩍이고
그러코롬 봄날은 가고
또 여름도 가을도 맺히고 풀리겠지
꽃과 꽃 아득한 벼랑
그 섬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평화 벌나비 아우성
알싸한 향기 내음새 포연 굉음들
아, 애면글면 짠하고
황홀한 날갯짓들
그리움과 기다림
그리고 외로움
아스라한 그 사이를
화간이라 한다면
전쟁도 좀 잠잠해지지 않겠나?
벌 나비 꽃처럼 번갯불처럼
아무 흔적이나 스스럼도 없이
(그림 : 노숙자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와연 - 한 되들이 술주전자 (0) 2022.02.07 유하 - 느림 (0) 2022.02.07 조운 - 오랑캐꽃 (0) 2022.02.04 조은호 - 달맛 (0) 2022.02.04 강우현 - 도마의 일기 (0) 202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