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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밤, 비틀비틀 집으로 가느냐
아니 너의 고향으로 가느냐
호젓한 보름달 하나 덩그러니
도시의 밤은 알록달록 휘황찬란하기만 한데
허전한 가슴으로 나는 불개가 된다
꺼먼 하늘을 날아 길고 긴 혓바닥으로 달을 핥는다
상앗빛 달을 무는 순간,
아아, 얼굴을 가리는 눈물방울
그 눈물 맛에 놓친 달은 해가 되어 우리 아버지 계신 고향
으로 날아간다
(그림 : 박주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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