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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향 - 밥풀때기시(詩)/시(詩) 2022. 1. 27. 17:05
다 먹었다고 내려놓은 밥그릇
말라붙어 구석에 쳐박힌 밥풀 몇 개가
꼬장꼬장하게 일어서 노려본다.
비우려면 완전히 비워라!
어중간하게 남은 찌꺼기는
헛손질의 요란함과
더운물에 다시 불려야 하는
갑갑한 미련을 남긴다.
다 먹었다고 무심코 믿고 있던 밥그릇
소화되지 못한 칼날 몇 개가
혀를 베어 물고 절벽에 꽂혀있다.
(그림 : 변응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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