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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제 - 압록역이라고 있다
    시(詩)/시(詩) 2021. 11. 2. 18:36

     

    당신은 열차를 타고

    저 윗동네 북녘의 어디 아닌

    남도 땅을 휘돌아가다가

    섬진강을 지켜보는

    압록역에 닿을 수 있다

    하루에 일곱 번 밖에 서지 않고

    다섯 명도 채 타지 않는다는

    빈손 같은 간이역이다

    압록역에는 폐교처럼

    사라져 가는 것만 있다

    산안개처럼 떠나가는 것만 있다

    여기가 나무 집결지였다

    지게에 실려 온 놈에다

    우마차에 끌려온 놈에다

    뗏목 타고 건너온 놈에다

    뱃장 좋게 차 타고 온 놈까지

    죄다 압록역에 모여 놓다가

    서울로 올려보냈다

    나무 대신 연탄을 땐다고

    여기 모래가 최고 중의 최고라고

    또 몽땅 서울로 실려 갔다

    나를 먹여 살린 압록역이다

    강도 흐르고 역도 흐르고

    내가 또 압록역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데

    베어지고 파냈던 상처도

    압록의 강물로 흘러가고 있다

    압록역(鴨綠驛):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압록리 1번지에 위치한 전라선 간이역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변역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곳으로 봄이면 역 주변에 산수유꽃이 만발하여 섬진강변의 백사장과 잘 어울리는 유명한 곳이다. 오염되지않은 섬진강과 보성강물이 합류하고 반월교와 철교가 나란히 강을 가로질러 놓여있어 운치도 뛰어나고 북소낚시터등 낚시터가 산재해있고 붕어, 잉어, 메기등이 많이 잡혀 강태공을 즐겁게 해주면, 강변에는 압록의 별미 참게탕, 은어회, 쏘가리매운탕, 민물장어구이 등을 맛 볼 수 있는 향토음식점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전국의 미식가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다.

    (그림 : 김지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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