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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이 - 나 토종이야시(詩)/시(詩) 2021. 11. 4. 17:49
숙이 니는 시인인데 밥뜨비이가 뭐꼬,
촌에서 나온 지가 언제인데
시인이면 표준말을 써야 되는 거 아니가?
종종 만나 밥을 먹는 옛 친구가
밥뚜껑을 밥뜨비이라고 한다고 킥킥거리며 놀려댄다
야들아, 앞으로는 각중에 연락하지 말거라
나 알고 보면 억시 바쁜 사람이대이-
이 문디 가시나 각중에가 뭐꼬
야 때문에 사람 죽겠네 아이고 배야,
밥을 다 먹자마자 걸쭉한 디저트가 또 연타를 날린다
숙이 니는 그 뭐야, 카리스마가 없어서 시인 안 같다
좀 예민하던지 새침하던지
우리들 하고 뭔가 쪼매 다른 구석이 있던지,
지랄들하고 자빠졌네
의성 육 쪽 마늘이 뭐, 도시 마트에 나와 있다고 그 맛이 변하남?
나 토종이야 왜이래!
(그림 : 이미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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