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형만 - 가벼운 빗방울시(詩)/허형만 2021. 9. 16. 09:50
빗방울이 무겁다면 저렇게 매달릴 수 없지
가벼워야 무거움을 뿌리치고
무거움 속내의 처절함도 훌훌 털고
저렇게 매달릴 수 있지
나뭇가지에 매달리고 나뭇잎에 매달리고
그래도 매달릴 곳 없으면 허공에라도 매달리지
이 몸도 수만 리 마음 밖에서
터지는 우렛소리에 매달렸으므로
앉아서 매달리고 서서 매달리고
무거운 무게만큼 쉴 수 없었던 한 생애가 아득하지
빗방울이 무겁다면 저렇게 문장이 될 수 없지
그래서 빗방울은 아득히 사무치는 문장이지
(그림 : 김기택 화백)
'시(詩) > 허형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형만 - 1월의 아침 (0) 2023.01.02 허형만 - 아들에게 (0) 2021.11.09 허형만 - 겨울노래 (0) 2020.12.16 허형만 - 주름에 관한 보고서 (0) 2020.08.22 허형만 - 존재 (0) 2020.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