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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하다 만 아버지 서랍에서
바람이 분다
묵은 바람이 내미는 봉투 하나
발신인 자리에 삐뚤삐뚤 써둔 뱁차씨,
뱁차씨는 누구?
물어 볼 아버지 이제 없다
뱁차씨를 배추씨앗으로 해석하는 동안
갸웃거리며 나의 봄은 수런거리고
아직도 불완전한 생을 조율하느라 덜 여문 자식 곁,
아버지 지문 밴 씨앗
배추 밭 이랑 짚고 초록초록 움직이는 추임새
이렇게도 짙다(그림 : 김대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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