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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옥 - 맷돌 호박시(詩)/시(詩) 2021. 7. 7. 13:10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시골 친구가
햇살 종일 받은 밭둑에서
잘 여문 맷돌 호박 두 개 뚝 따
양손에 들고 신작로를 성큼 건너와
막 출발하려는 차 안으로 불쑥 들이민다
-갖고 가 호박죽 쒀 먹어
누런 호박 넙죽 받아들고 고맙단 말 대신
-야무지게 잘 늙었다 야
그러고 보니
매끈매끈한 애호박 같던 친구가
어느새 둥글둥글 가을 맷돌 호박 닮았다
(그림 : 김대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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