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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덕 - 폐허의 사랑시(詩)/시(詩) 2021. 6. 28. 12:43
먹구름 한 번 비쳐가지 않는
변두리 저수지
원래 있었다는 듯 배어나는
검푸른 어스름,
폐허를 기록하는 다른 이름은
첫사랑인가?
저절로 허물어진 담장을 끼고
녹슨 이를 드러낸 언덕길
선 채 말라죽은 나무
그 한가운데
윤곽만 남은,
수몰은 피해갔지만
적막을 비껴가진 못했다
정신의 피폐 생각하다
단 한 번
잘못 꺾은 산책길
사랑이 폐허처럼
오래 남기는 하나,
가만히 흔들리고 만다
(그림 : 김지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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