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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지 않겠다고 버팅기며 목놓아 울어대는 통에
십 리 오솔길 급기야 어미가 동행했다
장날 마실 가듯
어미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풀 냄새 맡다가
나비 좇다가
어느 순간 흠칫 놀라 겅중겅중 뛰어와
마른 젖통 툭툭 치받던 길
아가, 주인 인상 좋아 뵈더라
외양간 북데기도 푸짐하더구나
말 잘 듣고… 잘 살거라
낯선 외양간에 울음 떼어 놓고
돌아선 울음
달빛 앞세워 새끼 발자국
되밟아 오는 길
큰 눈에 별 방울 뚝뚝(그림 : 손병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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