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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 호박씨를 까먹었다시(詩)/시(詩) 2021. 4. 14. 15:11
간수를 잘못하여 썩은 호박에
미련이 남아
호박씨를 훑어 내었다
동지섣달 긴긴밤
이불 속에다 다리 뻗고 호박씨 까먹었던 기억은
잊혀가는 이야기지만
세월이 흘러도
호박씨 까먹는 재미는 여전히 쏠쏠하다
호박씨는
꾸덕꾸덕할 때 까먹어야 한다
주전부리용으로는 제격이다
누가 포시럽다고 그러랴
절대 뒷구멍으로 까진 않았다
불면증 해소에 좋다 했는데
호박씨를 까먹다 보면
어느새 동이 텄다(그림 : 강연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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