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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종 - 바다에 가고 싶다시(詩)/시(詩) 2021. 3. 30. 11:29
포도(鋪道)위에 일렁이는 삶의 물결
바다로 끌고 가 바닷물에 빨아
하얀 모래사장에 널고 싶다
격랑속 빈 틈 깊은 나무처럼
부대끼며 커가는 삶의 운율
바다위에 꽃무리 쏟듯
파랗게 널고 싶다
바다는 늘 한 곳에 머물러 있었으나
난 언제나 오랫동안 벼르고 나서야
일상의 일탈은 바다로 향하고
하얀 빈 공허를 채우고자 힘겨웠던 시위
바다위에 젖고
아침에서 밤잠자리에 들 때 까지
내가 끌고 가는 시간들
내 맘대로 부릴수만 있길
바다로 가 물거품 이는 파도에 삶을 씻고
바다의 너른 관용에 삶의 결을 맡긴 채
그저 바다의 의지대로 흔들려 봤으면
바다의 종복처럼
밀려 왔다 밀려 가는 것만 알기에
넘쳐날 줄 모르고
부숴져 깨지는 의미도 모르면서
유원(悠遠)한 바다의 장엄으로 삶을 치유하고
넘어도 넘치지 않고 퍼가도 줄지 않는
너만의 규율 그 절제를 닮고 싶다(그림 : 한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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