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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 - 자꾸 말을 걸고 싶어진다시(詩)/시(詩) 2021. 3. 29. 11:55
봄이 되니 자꾸 말을 걸고 싶어진다.
주절 주저리 매화가 피었다고
직박구리 꿀 따기 전에 좀 가져가겠다고
사정하는 조잘거림 알아듣게 번역해서
너에게 전송해주고 싶다.
너는 봄이 되니 무엇을 말하고 싶어지니
차츰 눈 풀린 앞 강물이
어서 오라고 뒤 강물에 전해주는 말
알아듣고 졸졸 따라가는 붕어며 피라미 떼
아, 그 어지러운 송알거림
입 큰 목련이 한마디 말로 떨어져 내리면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흰 배꽃, 사과꽃들의 반짝이는 속삭임
봄이 되니 덩달아 말을 하고 싶어진다.
새싹 내미는 네 물오른 마음 가지에
자꾸 연둣빛 말을 걸어두고 싶어진다.
(그림 : 박승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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