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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없는 우리 눈을
푸르게 적시고
추억은
겨울 바다의 가장 진한 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작은 섬 바위의 한 끝을 때리고
추억은 가끔
몸서리치는 물살로빠져 나가고 있었다.
보랏빛 라일락의 꽃잎 속에서
떠도는 향(香)으로
추억이 날고 있을 때
취한 우리는
4월이 다 가도록 헤매고 있었다.인생(人生)의 어느 깊이에 내려가면
썰물로 빠져 나간 동굴은 나타나고
메울 수 없는 동굴 속에
추억이 자라고 있었다(그림 : 박해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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