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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 그리운 사람은 기차를 타고 온다시(詩)/이대흠 2020. 11. 6. 19:10
아지랑이 돋아나는 황토언덕에
그 사람 미소만 싱싱하게 살아나고
댓잎에 스치는 바람소리에도
행여 그 사람 발소리인가 가슴 저리며
한 사람을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
햇살만 내렸다 가는 간이역에서
쑥부쟁이 개망초
고무줄로 묶은 들꽃다발을 들고
기차는 가고 햇살 뜨거운데
뿌리없는 꽃처럼 시들어 가며
발만 동동 굴러 본 적이 있는가
구멍난 나뭇잎이 내 마음 같아
커다란 낙엽위에 그리움을 적으면
편지는 온통 그 사람의 이름뿐
몸보다 먼저 마음이 스산해서
지는 해만 한사코 바라본 적이 있는가
곱은 손으로 눈을 뭉쳐
그리운 사람의 얼굴을 만들었다가
몇 번을 부숴 버리고 그래도 다시 눈을 뭉쳐
흘러내린 눈물로
얼음처럼 단단한 눈사람을 만들며
한 사람을 오래도록 기다린 적이 있는가
(그림 : 김태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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