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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근 - 호수 의자시(詩)/시(詩) 2020. 10. 23. 17:27
어떤 자격이든
편안하게 받아주는 호수는
나의 의자였다
호수의 속살을 더듬자
빛의 그늘에서 그림자가 내려앉았다
장대비가 파문을 지우며 달려들어도
가벼운 눈송이가 내려앉아도
그저 묵묵히 앉혀주고 있다
고요하게
때론 무지막지하게 요란법석을 떨어도
밤이든 낮이든
무슨 지위라도 거부하지 않는다
오늘 밤은
멀리 있던 별과 달 그리고 바람이
친구처럼 찾아와서
편안하게 기대어 쉬어 갔다
(그림 : 윤종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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