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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속 물궁전 한 채
물문을 열고 들어가네 물방석 위 다소곳한 잠을 보네젖은 목소리로 너를 부르면 잠을 털고 물 위를 걸어 나오네
정오의 사이렌이 울고 맨발의 네가 혼례청에 들어서네
정오의 신부야
칠월의 꽃각시야
하루 같은 닷새를 피고 닷새 같은 하루를 피고 우리들의 꽃잠도 피었다 지네 돌아보면 신부는 가고
물 위 꽃신 한 켤레 떠 있네(그림 : 박해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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