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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만 해도
작부의 분첩에 홀린
후미진 밤은 피곤을 몰랐다
멋대로 편곡된 유행 가락을
대폿잔에 부어 넘기고
통금 사이렌은 새벽까지
홍등을 가둬 놓았다
언제부턴가
천 길 막장엔 검은 파도가 넘실대고
어둠 속에 하늘을 묻은 채
더 깊은 잠에 빠진
흉물스런 몰골들
떼까마귀가 적막을 헤집는
검츠레한 저 골짜기를
한바퀴 휘 돌아 나온
깡마른 메아리(그림 : 김지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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