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 대한 엄동을 두어 자 팠더니
따스한 숨결이 모락거리네
초벌 황토 잔에
덖음 찻물 골막하게 붓고
매화 꽃잎 하나 고요히 띄우리
평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기로서니
설마한들
첩첩 겨울 버티며
솔찮이 기다린 나를 어찌하겠는가
묵은 추억, 뜨거웠던 전모(全貌)를
익히 아는 그대가 손을 흔들면
내
더듬더듬 찾아 나서리
아니,
새별오름 들 불 번지듯
잰걸음으로 달려가리(그림 : 장용길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곽도경 - 어느 슬픔이 제비꽃을 낳았나 (0) 2020.09.18 류병구 - 폐광 (0) 2020.09.17 신현림 - 7초간의 포옹 1 (0) 2020.09.17 신현림 - 7초간의 포옹 2 (0) 2020.09.17 김려원 - 넥타이의 방식 (0) 2020.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