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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옥 - 사람은 사람을 생각한다시(詩)/시(詩) 2020. 9. 7. 18:39
나무는 나무를 생각하고
꽃은 꽃을 생각한다
한 나무가 흔들리면
또 한 나무가 어디선가 흔들리고
한 꽃송이 입술 내어밀면
또 한 꽃송이 어디선가 입술 내어민다
사람은 사람을 생각한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생각하면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생각한다
나무가 나무를 생각할 땐
꽃이 꽃을 생각할 땐
총총한 별이 스스럼 없이 또 뜨건만
사람이 사람을 꿈꿀 땐
수만 번 등불이 꺼지고
수만 번 등불이 다시 켜진다
하늘엔 별이 그처럼 빛나건만
지상엔 사람 속의 사람이
그처럼 깜박거리는 것이다.
(그림 : 남택수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