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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 숨어 사는 영혼처럼시(詩)/강인한 2020. 8. 10. 18:21
외딴 섬으로 가는 다리였다.
버스는 오 분쯤 달려 섬에 도착했다.
다리를 건널 때 창밖으로 바다가 아득하였다.
파랗게 보이는 높고 소슬한 하늘,
아래에 어두운 보랏빛,
그 아래 먹구름과 양털구름이 뒤섞이고.
청동의 파도주름과 맑은 햇빛, 색색의 구름들,
높은 데서 쏟아져 내리는 햇살은 사이사이 구름을 뚫고
단숨에 꽂히는 바닥은 은빛 바다였다.
햇빛을 줄기줄기 온몸에 받아 적는
보얀 구름커튼에 잡티 하나.
차창에 묻은 티끌일까 손가락으로 헤집는다.
점점 키워보니 아뜩한 하늘에
아, 숨어 사는 영혼처럼 혼자 날고 있는 새였다.
(그림 : 이향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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