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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선 - 사각 우표시(詩)/시(詩) 2020. 8. 2. 12:33
네 등을 쓰다듬듯
얼굴을 쓰다듬듯
편지를 받는다.
머리칼이
바람에 날리듯
5월 보리밭 물결을 담고 왔구나
네 편지의 모서리를 더듬으니
네 눈빛이며, 낮은 목소리까지
살짝 벌린 네 입과 입술과 혀와
침까지 뒷등에 바르고
내게 왔구나
동네 골목 돌고 돌아 왔구나
내 주소를 찾아 왔구나
네가 보낸 사연들을 봉투에 고이 접어 담고
찔레꽃 향기에 흠씬 젖은 채
네가 왔구나
너를 데려 왔구나
우표,
아주 조그만 사각 우표.(그림 : 최정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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