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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낙율 - 벤치와 소주병시(詩)/시(詩) 2020. 7. 21. 07:30
누가
깡 소주 마시다가
떠나셨을까?
골목길 초라한 벤치 위에
두 잔 쯤 남겨진 소주병 하나
우두커니 앉아있다
바람 한 자락
지날 때마다
표정 없는 공명(共鳴)하는
푸른 소주병의 낮은 휘파람
살려고 살았던 세월……
사람 살다 떠난 흔적이란 게
마른 모래 위에
개미 지나간 자리 같은데……
(그림 : 최중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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