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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의 밤이 지나고 있다
몰려가지 못해 안달 난 듯
해변을 가득 채운 사람들
버스커들의 시간
낯선 심장들이 밤이라는 언어로 하나가 되기도 하는
공중부양 하듯 바다는 한껏 사람들을 띄우고
긴장을 해제시키고
달콤한 꿈속에서 잠들겠지
허공 저쪽의 긴 선 너머 날아가 버린 새들
외로운 사람들은 이 도시로 오라고
새들은 서둘러 비켜준다
버스커들의 시간
기타소리가 여름밤을 흔들어 댄다
소리들이 일제히 일어선다
바다 끝으로 모여든다는 건
까닭모를 두려움을 숨기기 위한 거지
파도가 뺨을 후려칠 때까지 후회하고 또 망각하고
절벽 끝에서 돌아서면
다시 누군가 손 내밀어 줄 거야
지금은 버스커들의 시간
웬만해선 깨지지 않던 고독이 슬금슬금 뒷걸음치기도 하는,
한 때 연인이었던 사람들도 쓸쓸한 인사말을 남긴 채
돌아가고 나면
바다는 다시 긴 줄을 팽팽하게 당긴다(그림 : 신흥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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